현대AU / 날조 설정
교환학생 온 대학생 창 X 사역마 고양이 아처
점장이 아파서 못 오게 됐던 날 도와주고 결국 아처는 며칠 더 도와주게 되었다. 일은 오전 시간 때 소진된 메뉴를 만들어서 보충하고 손님이 많은 시간에 서빙을 돕는다. 오늘도 친구와 노느라 린이 늦게 돌아온다 했으니 조금 더 도와주다가도 될 거 같다. 아처는 카페 뒷문으로 들어가 앞치마를 걸치고 조리대로 갔다.
“왔어?”
“지금 뭐가 남아있지?”
“스콘하고 샌드위치는 그런대로 남아있어서 파운드 케이크랑 쿠키 정도 보충하면 될 거 같아.”
“그렇군,”
간결한 대답을 하고 아처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카페는 금세 달콤한 냄새로 가득 차고 쿠훌린도 달콤한 향을 즐기며 아처가 작업하는 걸 구경했다. 아처는 쿠키 반죽을 오븐에 넣고 쿠훌린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아야!”
“손님이 없다면 청소라도 하고 있어라.”
“청소는 아까 네가 도착하기 전에 한 번 했다고”
“그렇다면 이거라도 먹으면서 쉬도록, 반죽 끝부분은 안 예뻐서 팔 수 없으니.”
아처는 한숨을 쉬더니 접시에 쿠키를 몇 개 담아왔다. 모양이 덜 예쁘면 어떠냐 아처가 만든 건 뭐든 맛있었다. 쿠훌린은 행복하게 쿠키를 먹고 카운터로 돌아갔다. 오늘까지 도와주기로 했는데 도와주는 기간 동안 별일 없어 다행이라 아처는 생각했다. 마지막까지 잘하자는 마음으로 조리대에서 나온 아처는 가게 문이 열리며 울리는 벨에 고개를 돌려 인사를 했다.
“어서오세.....요...”
가게에 들어온 손님은 아침에 학교를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해줬던 소녀.
“아처?”
“린, 오늘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친구랑 약속이 여기 오는 거였는데 친구가 급한 일이 있다고 나만 오게 됐어.”
린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처는 이 표정을 알고 있다. 집 안에서라면 성격대로 화를 냈겠지만, 밖에서 대외적인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화가 나도 웃고 있는 모습. 한마디로 화가 많이 났다는 상태이다.
“린, 설명할 수 있다.”
“무슨 설명?”
“이 일에는 사정이 있어서....”
“그래 사정이 있겠지. 아처, 내가 왜 이 카페에 오게 됐는지 알아?”
“방금 친구와 같이 오기로 했다고,”
“응, 친구가 숨겨진 카페에서 ‘훈남 둘이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날 억지로 데려가려 하더라고. 그래놓고 자기는 갑자기 일 생겨서 집에 먼저 갔어. 불평이라도 하려고 혼자서 왔지. 네가 말한 훈남들 그렇게까지 볼 필요 없었다고.”
린의 입꼬리가 말을 하며 점점 올라갔다.
“근데 이게 무슨 일이야, 볼 필요가 있었네.”
린은 아까까지 걸려있던 미소를 지웠다.
“돌아가자, 아처.”
“누구 맘대로 돌아가고 말고야.”
“어머, 그럼 그쪽은 누구신데 막는 걸까?”
“이 카페 알바생.”
린은 쿠훌린을 훑어보더니 상황의 정보를 약간 얻은 듯했다.
“아처와 친한 사이? 처음 뵙겠습니다, 아처의 주인인 토오사카 린이라고 합니다. 아처가 계약에 어긋나는 행위를 발견해서 주인으로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죠.”
주인과 계약이라는 말에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랜서는 좋지 않은 상황이란 걸 판단했다.
“21세기에 주인이란 단어는 좀 노예계약 같은데 말이지.”
“그렇긴 하죠, 그래도 고용주로서 지금 아처를 데리고 나갈 수 있는 권리는 있으니.”
말을 끝내지 않고 린은 주위를 한 번 둘러봤다.
“이 가게에 민폐를 끼치려고 온 건 아니니까 손님이 없는 사이 난 먼저 돌아갈게. 아처, 잘 매듭짓고 오도록.”
린이 나간 후 둘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미안하다, 내가 가게에 누를 끼쳤군.”
그나마 마지막 날이라 다행이라는 말에 랜서는 표정을 찌푸렸다.
“....... 그래서 그 아가씨 말대로 갈 거야?”
“내가 본분을 잊고 계약을 어긴 건 사실이다.”
“그 계약 정당한 건 맞아? 지금 들은 거만 해도 시대에 맞지 않은 단어가 오간 거 같은데.”
“정당하지, 그리고 린은 좋은 주인이다.”
아처는 더 대화하지 않고 만들던 걸 마무리했다. 아처는 가게를 나가며 다시 한번 미안하다 사과를 했고 그 후 아처는 카페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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