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바는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생각 못 했는지 노이즈의 물음에 아차 하는 표정이 되었다.
“미리 알려줬으면 내 쪽에서 뭔가 준비하거나 같이 준비했을 수도 있지만, 오늘 일해야 하고 당일이라 뭘 준비하긴 시간이 없는데?”
“어..........”
아오바의 눈동자는 왼쪽으로 갔고 머릿속에서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는 게 뻔히 보였다.
“당신이 준비해 보면?”
“응?”
“당신이 이벤트를 준비하는 건 오랜만이니까 기대할게.”
그 말을 하고 노이즈는 아오바 입에 가벼운 키스를 하고 나갔다.
* * *
그날 저녁 노이즈가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니 평소와 같이 아오바가 저녁을 차렸고 별다를 것 없이 식사했다. 근데 식사를 하는 내내 아오바가 조마조마 해하는 거 같고 불안해 보였다. 노이즈는 자신이 아오바에게 슈퍼문 보는 준비를 맡긴 걸 기억하고 불안해하는 아오바의 모습에 조금 즐거워졌다.
그런데 그날은 아무 일 없이 잠이 들었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나 노이즈는 생각했지만, 새벽 3시쯤 자다 보니 침실 밖에서 소리가 나 일어났다. 옆을 보니 아오바는 없었고 노이즈는 침실을 나와 거실로 가니 아오바가 손에 와인병과 잔을 들고 있었다.
“뭐해?”
“으아아아아아아!”
노이즈가 말을 걸자 아오바가 소리를 질렀다.
“노,노이즈.”
“뭐 하고 있는데?”
“........... 슈퍼문 볼 준비.”
“혼자서?”
“준비 다 하면 깨울 거였어.”
아오바는 부루퉁한 목소리로 답했다.
“조금이라도 놀라게 해주려고 다 준비하고 깨우려고 한 건데.”
“준비 얼마나 됐는데?”
“거의 다 했어.”
“그럼 됐네, 테라스로 가면 돼?”
“응”
테라스에 가니 평소에 잘 쓰지 않아 테라스 구석에 밀어두는 테이블이 중앙에 와 있었다. 테이블 위에 식탁보를 얹고 작은 꽃병도 올려놓았다. 아오바는 들고 있던 와인병과 잔을 테이블 위에 세팅하고 의자를 끌어왔다.
“이 시간이 가장 잘 보인데”
그 말을 하며 아오바는 두 잔에 와인을 따르고, 한 잔을 노이즈에게 건넸다. 노이즈는 그 잔을 받아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평소 마시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조금 더 단 맛이 났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달을 바라보는 데 시선이 느껴져 옆을 보니 아오바가 힐끔거리고 있었다.
“왜?”
“그......... 어떠신가 해서......”
“뭐가?”
“특별한 게 있으면 대부분 노이즈가 준비했고, 노이즈 생일 이후 내가 준비한 건 거의 없어서 오랜만에 하는 건데, 거기다 뭘 축하하는 것도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까 나름 고민한 건데, 이거. ”
노이즈는 와인을 다시 한 모금 마셨다.
“슈퍼문이라고 해봤자 달이 평소보다 지구에 가까워서 조금 더 커 보이고 조금 더 밝아 보이는 거뿐이라, 당신이 이렇게 준비한 게 사실 이해가 안 가는데.”